부자 회사, 가난한 사장

부자 회사, 가난한 사장

산드로 보티첼리 (봄)

 

부자 회사, 가난한 사장

 

합법적인 자금출처가 필요한 시대

 

국세청은 소득-지출 분석(PCI) 시스템을 통해서 자산 증식과 그에 따른 자금 출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을 사든, 금융 상품을 구입하든 자금 출처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되었습니다. 출처가 소명되지 않으면, 바로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회계장부를 분식하거나, 현금매출을 누락하는 것이 매우 용이했습니다. 하지만 국세청의 시스템은 정교화되고 있으며,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합법적으로 소득을 확보하는 시스템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대표가 법인을 통해 합법적으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림과 같이 크게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급여(상여), 배당, 퇴직금입니다.

 

그렇다면 대표는 자신의 급여를 어떻게, 어느 수준에서 결정하는 것이 좋을까요? 당연히 회사의 매출과 이익의 수준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대표가 회사의 매출과 이익에 실제적으로 어느 정도 기여했는가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 책정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중소기업 대표들의 평균연봉은 얼마나 될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구체적으로 조사된 자료가 없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 대표들에 대한 컨설팅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아직도 급여를 낮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회사를 수 십 년 운영한 대표의 경우는 더욱더 자신의 급여에 인색한 경향이 있습니다.

 

대표들이 자신의 급여수준을 월 500만 내외로 책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릇 월급 500이 암묵적 표준으로 인식되고 있는 듯 합니다. 왜 그런지는 미스터리입니다. 처음 회사를 설립할 때는 최저임금으로 책정해놓습니다. 그러다 회사가 이익이 발생하고 안정되었다고 싶으면, 어김없이 월급 500만원을 책정하는 것이 관례화되어 있습니다.

 

중소기업 대표들의 최우선 과제는 회사의 성장입니다. 아니, 생존이라는 말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국제무역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기업의 1년 생존율은 62%, 5년 생존율은 27%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독일의 경우 1년 생존율 76%, 5년 생존율 62%, 프랑스는 82% 44%, 영국은 92% 41% 등으로 유럽 주요국가들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생존율이 높았습니다.

 

이런 세렝게티 같은 국내 기업환경에서 대표가 자신의 이익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대표 상당수가 회사를 키우는 데는 전념했지만, 자신의 개인 자산 마련은 뒷전인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의 대표들은 지금 당장 회사를 키워놓고, 훗날(?) 한꺼번에 고생한 보상을 받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번에 큰 자금을 회수하려면, 그에 다른 세금 부담이 엄청납니다.

 

그래서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미리미리 적절한 보상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대표 개인의 이기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은 오너의 개인적 역량에 따라 회사의 매출과 이익이 좌우되기 보다는 강고한 시스템에 의해 움직입니다.

 

반면에 중소기업은 대표 개인의 역량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거래처 하나를 늘리려고 해도, 대표가 직접 골프를 치든, 접대를 하든 영업 최전선에 직접 나서야 합니다. 중소기업은 회사가 대표이고, 대표가 회사인 것입니다. 그래서 대표가 적절하고 충분한 급여를 받는 것은 생각이상으로 중요합니다.

 

하지만 대표들에게 급여에 대해 올릴 것을 권유하면 쉽게 실행하지 못합니다. 왜일까요? 많은 질문 중에 하나가 세금의 증가입니다. 소득세에 대한 증가와 4대보험료와 같은 간접세의 부담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합니다.

 

대표의 급여는 법인의 입장에서 보면 무엇일까요? 당연히 비용 즉 지출입니다. 바로 손익계산서 인건비입니다. 급여를 받아서 비용 처리를 하면 법인세가 줄어듭니다. 대신에 개인소득세는 높아집니다. 반대로 개인소득세를 적게 내면 법인세는 많이 내게 됩니다. 더구나 국세청 자금출처 조사에 대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급여는 충분히 받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떠나서 대표답게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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